코로나 확진 당일. 난 이렇게 움직였다.

코로나 확진 당일. 난 이렇게 움직였다.

아침일찍 눈이 떠졌다. 
시간이 가질 않는다. 9시가 되려면 아직도 2시간이 남았다. 왜이렇게 시간이 가지 않는건지.. 8시 30분 정도가 되자,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갔던 사람들이 음성이 나왔다며 공유를 해왔다. 다른 사람들도 한명 한명 다 결과를 통보받고 나보다 늦게 검사를 받았던 사람들까지 결과를 알려왔다. 뭔가 불안했다. 왜 나는 검사결과가 이토록 오지 않는 걸까.

9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점 전화가 울려왔다. 보건소 담당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확진이라는 말을 해왔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제발 내 가족에게는 별일이 없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뱅뱅 맴돌았다. 아이를 가진 임산부 아내가 제일 걱정이다. 보건소 직원은 관할 구 보건소에서 다시 연락이 올거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로부터 10분정도 지나자 또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왔다. 역학조사 팀이라고 한다. 우선,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에 거짓을 진술하게 되면 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고지 하고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역학조사의 시작점은 내가 옮았던 확진자의 증상 발생일을 기준으로 시작했다. 3일 전이었다. 내가 다녀간 모든 곳을 이야기 했고, 혹시 몰라 카드 결제 시간까지 보면서 정확하게 이야기 했다.  그리고 역학조사 팀에서는 내가 한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 카드 번호까지 모두 받아갔고 긴 통화 후 전화를 끊었다.

 

조금 뒤 또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왔다. 이곳도 역학조사팀이라고 한다. 다만 첫번째 전화가 온곳은 시단위였고, 두번째 전화온곳은 구 단위였다. 서로 공유가 안되는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동일하게 역학조사에 임했다. 이번에도 전화를 끊고 나자 첫번째 전화온곳에서 다시 한 번 전화가 와서 몇월 몇일 나의 인상착의까지 확인한다. CCTV로 내 모습을 정확하게 확인하려고 하는듯 하다.

 

 

이후 집에서 우선 대기하고 있으니 관할구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고, 앞으로 어떻게 절차가 진행되는지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확진이 되었으니,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고 했다. 지금 병상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확인되면 바로 이송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같이 살고 있는 아내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지금 바로 코로 나 검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집에 우선 대기 하고 있으니, 보건소에서 엠뷸런스가 와 아내를 싣고 선별진료소로 이동, 코로나 검사 후 다시 집으로 데려다 줬다.

그 사이에 보건소에서 다시 전화가 와서 병상이 잡혔다고 몇시까지 데리러 갈테니 입원준비해달라고 한다. 입원시 준비물을 문자로 받았는데 비누, 수건5장, 치약칫솔, 여벌속옷, 면도기, 샴푸, 양말, 물티슈, 휴지, 슬리퍼 이렇게 받았다. 주섬주섬 모든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 이때 스포츠 수건을 가져간 것은 신의 한수였다.

시간이 흘러 보건소에서 나를 데리러왔고 주변 시선이 있으니 차를 조금 멀리 대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그냥 문 열고 타라고 했다. 직원들은 방호복을 입고 있어서, 내리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나를 위한 배려가 아닌가 싶었다. 고마웠다.

내가 병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내와 전화를 했는데 곧 집에 방역을 하러 온다고 했단다. 확진자가 살았던 곳이니 깨끗하게 방역을 해주고 간다고 했고, 방역하러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방호복을 착용하고 방역을 했는데
집에서 나가기 전에 문앞에서 방호복을 모두 벗고 주변에서 알아채지 못하게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여러모로 많이 신경을 써준 것 같다.

병원에 도착한 나는 정말 첩보영화 찍듯 사람들이 없는 뒷문 골목 이런곳으로 이동하여 병원으로 들어갔다. 격리병동 입구 유리창으로 보는 안쪽은 모두 방호복을 입은 의사 간호사 분들이 보였고 긴장한 눈빛처럼 느껴졌다. 격리병동의 문이 열리고 나는 병실로 들어가게된다.

 

격리병동 병실로 들어가는 문은 2중문이다. 첫번째 문이 열리고 나서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면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데 모두 닫힌 후가 되어야 두 번째 문이 열리게 된다. 말그대로 철저한 격리 시설이다. 그 문과 문 사이에서 의료진들은 내방에 들어올때 사용했던 장갑과 비닐 앞치마 같은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밖으로 나가게 된다. 들어올때도 역순이다.

병실 내부는 약간 쌀쌀했다.

우선 병실에 들어와서 짐을 풀고 침상에 앉아있으니 증상들에 대해서 모두 다 물어보고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체크 그리고 피검사 까지 진행한다.  추가로 엑스레이까지 한번 더 찍었다. 그 이후에는 크게 바뀌는 일은 없었다. 미리 전달해준 A4용지에 입원해있으면서 알아야할 수칙들과 밥먹는 시간 등 다양한 부분들을 작성한 안내사항을 읽고 난 뒤  침대에 누워 우선 머릿속을 정리했다. 아내와 이야기 한 부분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말은 해두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버렸다. 입원은 처음이라 조금 걱정도 됐고 잠자리도 바뀌니까 잠도 잘안왔다. 뒤척이다 보니 하루가 지났다.

 

코로나 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