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증상이 시작될 때의 몸의 변화

7시가 되자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지난 밤 몸에 오한끼가 찾아와 추위에 벌벌 떨면서 잤다. 일단 눈을 뜨고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고 양치도 했다. 그리고 침상에 앉았다. 어제 줬던 안내문을 다시 꺼내 보았다.

먼저, 첫번째. 격리병동이고 의료진의 병실 출입을 최소한으로 하며,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24시  CCTV가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위쪽을 보니 나를 비추고 있는 CCTV가 보였다. 크게 상관 없었다. 옷갈아입거나 할때는 화장실을 이용하면 됐으니까 말이다.

스포츠 수건은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두번째, 어제 지급 받았던 병원복과 침대에 깔려있는 얇은 시트는 일회용이라고 한다. 다만,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경우 교체는 삼가달라고 했다. 병원복은 너무얇은 부직포 재질로만 되어있어, 나는 입고 왔던 츄리닝을 계속 입겠다고 했다. 춥기도 했고, 그게 더 편했다.

 

세번째, 매일 아침 7시 반, 정오, 오후 5시 30분에 식사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식사 때에는 2L물이 항상 같이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가지고 간호사가 들어올 때, 병실 내부를 청소 및 소독해준다고 한다. 

 

네 번째, 면회는 절대 누구도 금지되어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택배를 받을 수 있으니 아래주소로 시키면 된다고 했다.

병실 입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코로나 관련 치료비용은 국가에서 부담 한다고 적혀있었다. 정말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퇴원 관련 사항에는 코로나 검사를 진행해서 24시간 간격으로 음성이 2회 나올경우 완치로 판정하여 퇴원할 수 있다고 한다. 언제쯤 퇴원할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퇴원하고 싶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보호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아침식사를 전달받았고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체크 그리고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물어봤다. 오한이 들어 간밤에 너무 추웠다고 얘기했다. 난방을 올려서 춥지 않게 해주겠다고 했다. 간단한 체크가 끝난 후, 간호사 분은 청소와 소독을 시작했다. 혼자 사용하기엔 조금 넓어보이는 이 병실을 꼼꼼하게 바닥부터 침대 문고리 손잡이 까지 모두 꼼꼼하게 소독하고 청소했다.

 


쓰레기통은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문 앞, 그리고 하나는 침대 옆에 있었다. 쓰레기통이 찰 때마다 바로바로 비워주겠다고 했다. 내가 사용한 모든 물건 및 쓰레기는 폐기물 쓰레기로 처리해야 하기에 모아서 바로 소각한다고 한다.

병원에서의 첫 식사는 꽤나 괜찮았다. 밥도, 반찬도 매우 잘 나오는 편이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넷플릭스, 유튜브, 책.. 등등 다양한 시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불현듯 아내가 생각나 전화를 했다. 아내는 나 때문에 집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게됐다고 한다. 오후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알려준다고 했다. 본인 걱정은 말고 빨리 나아서 나오라고 했다. 고마웠다. 그리고 또 미안했다.

식사는 꽤나 괜찮았다.

침대에 누웠더니 너무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대학 졸업 전 취직해서 지금까지 일주일 이상을 쉬어 본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쉬게 되다니 뭔가 느낌이 짠했다. 아파서 병원에 들어온거지만 아직은 몸이 괜찮았기에 못봤던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나름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점심 시간 전에 주치의 선생님과 지정의 교수님까지 총 두분의 의사선생님이 찾아오셔서 증상을 확인하시고 체혈을 해갔다. 그리고 주치의 선생님이 개인 번호를 주시며, 몸이 이상하거나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달라고 했다. 참 고맙더라.


이후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고 다시금 밤이 찾아왔다. 잘 준비를 모두 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가슴을 누가 쥐어짜는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나도 모르게 가슴을 쥐고 윽 윽 거리고 있으니 바로 인터폰을 통해 환자분 괜찮으시냐고 물어왔다. CCTV로 보고 이야기 한 것 같다. 간호사분께는 증상을 이야기 했고 5분정도 지나고 나니 다시 좀 괜찮아 졌다. 갑자기 실감이 났다. 나는 코로나 환자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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